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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세기 특집 35] 최치원과 석탈해왕의 골품

참고 자료 조회 수 13643 추천 수 115 2002.02.22 04:39:30
최치원과 석탈해왕의 골품

  골품이라는 말이 성골과 진골이라는 두 골의 품계임을 뒷받침하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모든 연구자가 신라 골품제의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드는 성주사 낭혜화상 백월광탑비문(聖住寺朗慧和尙白月光塔碑文)의 한 구절이다.
  충남 보령시 성주면(聖住面) 성주리에 자리한 이 탑비는 통일신라 말의 고승 무염(無染. 801-888)의 공적을 기록한 것으로 진성여왕 4년(890)에 건립됐다. 글은 최치원이 썼는데 문체는 난해하기로 소문난 사륙변려문이다.

  "(낭혜(朗慧)는) 속성(俗姓)이 김씨이며 태종무열왕(太宗武烈王)이 8대조가 된다. 할아버지 주천(周川)은 품(品)이 진골이고 위(位)가 한찬(韓粲)이었으며 고조와 증조는 모두 나가서는 장군이 되고 들어와서는 재상을 지냈음은 집집마다 아는 바다. 아버지는 범청(範淸)인데 족(族)이 진골에서 한 등급이 떨어지니 이른바 득난(得難)이다. 나라에 5품(五品)이 있는데, 첫째가 성이진골(聖而眞骨)이고, 둘째가 득난(得難)이다. 귀성(貴姓)의 얻기 어려움을 말한 것이니...(중간 줄임) 6두품부터는 숫자가 큰 신분일수록 귀한데, 이는 마치 일명(一命)에서 구명(九命)에 이르는 것과 같다. 그 4ㆍ5품은 족히 말할 바가 못 된다."

  여기서 분명히 최치원은 낭혜의 조부 주천의 품(品)이 진골이었다고 하고 있다. 이의 원문은 '품진골'(品眞骨)이다. 이는 완전한 문장이다. 이를 명사화하면 '진골지품'(眞骨之品), 혹은 '진골품'(眞骨品)이 된다. 이를 더 줄이면 바로 '골품'(骨品)이 된다. 이처럼 골품은 골의 품계이지 결코 골과 두품이 아니다.
  이 구절에 바로 뒤이어 나오는 '오품'(五品) 또한 말할 것도 없이 신라 신분층을 구성하는 '다섯 품계'를 말한다. 이 품(品)에는 '성이진골'이라는 골(骨)까지 포함돼 있다. 성이진골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지만 성골과 진골을 가리킨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품(品) 또한 결코 6두품 이하 두품이라는 뜻이 아니다. 성이진골 이하 6두품ㆍ5두품ㆍ4두품의 다섯 단계 신분층을 최치원은 '오품'이라고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들 오품에는 각 두품뿐만 아니라 성골 진골도 들어 있다. 여기에서 보듯이 품(品)은 분명히 두품이 아니라 품계라는 뜻이다.

  이제 여기서 골품의 개념에 대해 확신있는 결론을 내려도 좋다. 즉 골품(骨品)은 골의 품계(骨之品)인 것이다. 그래도 수긍하지 못하겠다면 또 하나의 방증 자료를 들겠다.「삼국유사」기이편 석탈해왕 이야기에는 용성국이란 곳에서 온 탈해가 신라 해변에 도착해 그곳 주민들에게 하는 말 중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나는 본래 용성국 사람입니다...우리 나라에는 일찍이 28 용왕(龍王)이 있었습니다. 모두 사람의 태(胎)에서 났으며 5, 6살부터 왕위에 올라 만민을 가르쳐 성명(性命)을 바라게 했습니다. 팔품(八品)의 성골(姓骨)이 있었으나 (특별히)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왕위에 올랐습니다.

  여기서 탈해는 분명히 그의 고향 용성국에는 8품의 성골이  있다(有八品姓骨)고 하고 있다. 이 팔품 성골은 팔품지성골(八品之姓骨)의 줄임이며 이는 성골지팔품(姓骨之八品)과 뜻이 같다. 여기서 숫자를 빼 보자. 그러면 성골지품(姓骨之品)이 된다. 이것이 더욱 줄어들면 종국에 남는 것은 골품(骨品)뿐이다. 물론 이 성골(姓骨)은 신라 최상위 신분층인 성골(聖骨)과는 개념이 다르다. 하지만 어느 것이든 어떤 골(骨)을 얘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골(姓骨)과 성골(聖骨)은 동일한 맥락, 동일한 문법 및 문장 구조를 이루고 있다. 어떻든 이 경우 또한 품(品)이 품계임을 재확인하게 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골(骨)이란 무엇인가? 성골과 진골이라는 두 신분이 속한 골이다. 따라서 골품은 성골과 진골 두 계층에만 한정되는 것이며, 6두품 이하 두품 및 평인 신분층은 결코 골품에 포함될 수가 없다. 따라서 골품제는 골 신분과 두품 신분을 합친 것이라는 지난 100년간 신라사 연구자들의 주장은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난다.
  문제는「화랑세기」필사본이다. 왜 필사본인가? 이것이 김대문 작품이든,  20세기의 소설적 창작이든 관계없이 골품에 대한 가장 풍부한 기록을 담고 있다. 여기에 기록된 골품의 다양한 사례를 우리는 그냥 보아넘길 수 없다.
  그렇다면 필사본에는 골품이라는 말이 어떻게 나오는가? 이것이야말로「화랑세기」필사본 진위 논쟁의 핵심이다.
  앞서 우리는「삼국사기」를 비롯한 문헌 기록은 물론이고 낭혜화상비와 같은 신라 당대 금석문에서도 골품이라는 말이 골의 품계임을 보았다. 우리는 아울러 신라 골품제 연구 100년 동안 어느 누구도 골품이란 말을 이렇게 해석한 이가  없음도 확인했다.
  이에 만약에 필사본이 골품이란 말을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골의 품계'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이는 필사본이 20세기 창작품일 수 없다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연합뉴스 / 김태식 기자(taeshik@yna.co.kr) / 2002.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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