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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주] 빈정 상하다

금주의 우리말 조회 수 12666 추천 수 362 2004.03.27 20:25:14
MBC TV에서 방영하고 있는 <우리말 나들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홈페이지에 '빈정 상하다'가 어떤 말인지에 대한 질문이 있어서 제가 답변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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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의 어원이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빈정거리다'와의 관련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질문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빈정거리다'는 <남을 은근히 비웃는 태도로 자꾸 놀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이것은 '빈정빈정'이라는 부사와 연관을 지어 생각해야 할 듯합니다. '-거리다'는 대개 의태.의성부사에 결합하여 그러한 소리나 동작이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것을 나타내는 접미사이기 때문입니다.

  (예) 뒤뚱뒤뚱 - 뒤뚱거리다, 땡땡거리다 등등.

  '빈정빈정'은 <남을 비웃으며 놀리는 모양>이며, 여기에서 '빈정하다', '빈정대다' 등이 파생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요즘 '빈정(이) 상하다'라는 표현이 자주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표현은 일단 사전에는 등장하지 않는 듯합니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편찬한 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으며, 시중에 있는 대부분의 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습니다. 딱 하나의 사전만 빼고요(물론, 제가 본 것 중에서^^).

  남영신 선생님이 편찬한 <한+ 국어대사전>에는 이것이 명사로 올라 있고, <빈정이 상하다>라는 표현도 하위 항목으로 올라 있습니다. 그것을 옮겨 보겠습니다.

   빈정 {명} 남의 언짢은 언행을 듣보고 참는 마음. *비위2③
      빈정이 상(傷)하^ : 남의 언짢은 행동으로 기분이 나빠지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이상으로 미루어 볼 때, '빈정'은 원래 명사였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부사 '빈정빈정'에서 동사가 파생되고, 이것이 현재까지의 주된 용법인 듯합니다.

  그러나 언어라는 것이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은 것이어서 기존의 것에서 새로운 용법이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빈정이 상하다'는 새롭게 명사적 용법을 획득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빈정빈정', '빈정거리다'가 의태 부사이므로 이것의 원래 형태는 어떤 몸동작, 또는 몸의 상태, 몸 등에서 파생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원래 의미는 몸과 관련 있는 말이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어원적 문제입니다. 그것은 질문자께서 물으시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일 것입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 '빈정 상하다'는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빈정거리다'의 새로운 용법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이상입니다.

허완회

2004.05.06 02:31:57
*.117.11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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