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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주] 삐끼와 여리꾼(최용기)

금주의 우리말 조회 수 12288 추천 수 503 2004.06.04 00:56:21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 삐끼와 여리꾼  
  
  술집이나 음식점들이 몰려 있는 유흥거리나 골목에 들어서면 손님들 말고도 흔히 만나는 사람이 있다. 화려한 차림새를 하거나 탈을 쓰고 소리를 질러 지나가는 행인을 부르기도 하고, 가까이 다가와 팔을 잡고 자기 업소에 들르라고 끌어들이는 사람들이다. 그런 지역을 처음 가는 사람은 대개 이들이 이끄는 곳으로 따라가게 된다. 세계 곳곳의 관광지, 유흥거리 어디서나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이를 흔히 ‘삐끼’라고 부른다.
  요즘 들어 이 말이 부쩍 널리 쓰이고 있다. 이 ‘삐끼’라는 말은 원래 일본말 ‘히키’[ひき(引き)]에서 온 말이다. ‘히키’는 일본어 ‘히쿠’(ひく)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명사이며, ‘히쿠’는 ‘끌다’라는 뜻을 가진 말로, 주로 당구 용어에서 많이 쓰이던 말이다. 그런데 우리말에서는 주로 젊은층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슬쩍 접근해서 업소를 소개하는 사람만을 가리키는 신종 직업이나 부업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일종의 ‘호객 행위’나 ‘호객꾼’을 가리키는 말처럼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업소 앞에서 이상한가발·가면을 쓰거나 화려한 의상을 걸치고 손님을 모으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여리꾼’이 있었다. 하는 일이 요즘의 ‘삐끼’와 다를 바 없지만 언행에서 익살이 넘쳤다. 그러니 이 ‘삐끼’라는 천박하고 낯선 말을 ‘여리꾼, 호객꾼’이라고 바꿔 부르고, 단순히 당구 용어에서 쓰이는 ‘히키’는 ‘끌기·끌어치기’라고 하면 좋을 듯하다. 이런 말이 유행처럼 번져가는 것은 무언가 튀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의 심리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유어를 잘 살려 쓰면 자신의 품위를 한층 높인다는 점도 알아야 할 것이다.

한겨레 / 최용기(국어연구원 학예연구관) / 2004. 5. 12(화),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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