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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 귀신을 쫓는 개 '삽사리' (9월 1주)

우리말의 뿌리 조회 수 13386 추천 수 199 2004.08.30 18:18:55
삽살개 / 삽사리

  우리나라의 토종 개 품종 중에 ‘삽사리’가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이 개는 옛날에는 진돗개, 풍산개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개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이 삽사리(삽살개)의 어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한국 삽살개 보존회의 홈페이지(http://www.sapsaree.org)에서는 ‘삽살개’의 어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삽살개의 원래 의미는 액운을 쫓는 개이다. 살(煞)이란 액운, 즉 사람을 해치는 기운을 말하며, 삽은 퍼낸다, 없앤다는 뜻을 지니는데 삽살이, 삽사리로도 불려진 삽살개는 말 그대로 악귀를 쫓는 개를 뜻하는 것이다.”

  우리 민속에서 ‘삽살개’는 귀신을 쫓는 개로 알려져 있습니다. 삽살개가 어떤 연유로 귀신을 쫓는 개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위의 설명처럼 '삽살개'라는 말 자체가 귀신을 쫓는다는 뜻을 갖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삽’이 <퍼내다>라는 뜻을 갖는다는 근거를 찾기가 어렵고, ‘살’은 한자어가 되는데, 우리말과 한자말이 결합된 어휘는 흔치는 않지만 그다지 일반적인 단어 형성법은 아니라는 점에서 보다 확실한 근거를 가져야 하는 주장이라고 봅니다.

  저는 '삽살개'라는 말은 <털개>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훈몽자회>에는 '삽살가히', <역어유해>에는 '삽살개'라고 나옵니다.

  대개 동물이나 식물의 명칭은 주로 외양이나 속성, 서식지 등에 근거하여 붙여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삽살개도 그와 같은 이유로 명명되었으리라 봅니다. 그렇다면 삽살개가 다른 개들과 다른 외양적 특성이 무엇일까요? ‘삽살개’는 온몸이 털로 뒤덮여 있으므로, '털'과의 관련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몇 가지 단어가 떠오르는데, 먼저 ‘술’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것은 <여러 가닥의 끈이나 실>을 말합니다. 또, ‘머리털이 많고 적은 정도’를 말하는 단어로 ‘숱(머리숱)'이 있고, <눈에 있는 털>을 '눈-썹(<눈섭)'도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단어에 근거하여 '술', '숱', '섭' 등과 연관지어 생각했을 때 '삽살-'은 '털'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가 두 번 중첩되어 형성된 어휘라고 생각합니다. 이 '삽'과 '살'은 같은 어원에서 파생된 것인데, 단지 변화의 속도가 다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라고 봅니다. 김민수 편(1997) <우리말 어원사전>에서는 ‘삽사리’를 ‘삽살+이’로 분석하여 ‘삽살’을 의태어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태어라는 것이 모양을 흉내낸 말인데, ‘삽살개’의 어떤 모양을 흉내낸 것인지 분명치 않습니다. 아마 ‘복슬복슬’과 관련하여 털이 많이 나 있는 모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본 듯한데, 이러한 의태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정범 저(2000) <국어어원사전>에서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하나는 몽골어 ‘sira’(개)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삽살’을 <털+개>로 해석할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제가 위에서 말한 것처럼 <털+털>로 볼 가능성입니다.

  어느 것이 맞는지는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동물, 식물 명칭의 명명 원리에 따라 위와 같이 해석해 보고자 합니다.

김하준

2004.09.06 14:49:26
*.108.39.212

김교수님! 오랜만입니다.
저도 삽살개, 삽사리를 교수님 견해대로 <털+털>로 봅니다만,
앞의 털은 '털'에서 분화한 '섭', '숲'과 같이 '매우 우거진', '매우 털이 많은'의
의미이고, 뒤의 '살', '사리'는 단순히 '털'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삽사리'는 '매우 털이 많은', '삽살개'는 '매우 털이 많은 개'란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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