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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훈] '아리수' 시비 (경향 9/3)

좋은 글 읽기 조회 수 4755 추천 수 125 2004.09.29 12:19:07
[여적] ‘아리수’시비

  어디에서나 흔하게 솟아나고 넘쳐나던 물을 맨 처음으로 돈 받고 상품으로 팔았던 한국인은 봉이 김선달이었다. 흐르는 강물을 어떻게 포장해서 얼마에 팔았는지에 대한 상세한 기록은 없지만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 먹었다는 옛날 얘기는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서울에 수도 시설이 들어오기 전에는 ‘북청 물장수’들이 물을 져다 집집마다 공급했다지만 그들이 받은 돈은 물값이라기보다는 운반에 따른 노동의 대가였을 것이다.

  세계 최초로 먹는 샘물이 상품화된 것은 알프스의 ‘에비앙’ 마을에서 나는 샘물이었다. 신장 결석으로 고생하던 어느 귀족이 이 마을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먹고 병을 고쳤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약용으로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859년부터 에비앙 광천수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고, 1878년엔 프랑스 정부의 정식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세계 최초의 상업용 생수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유명 약수터에서 생산하는 생수를 상품화하면서 시작된 생수 경쟁은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요즘엔 상표를 다 기억하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요즘은 북한에서도 질병 치료 효과가 높다는 환원수와 각종 살균력이 강하다는 산화수 등 먹는 샘물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은 항일 혁명 투사와 비전향 장기수, 전쟁 노병 및 상이 군인들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일반 주민들에겐 ‘그림의 떡’인 모양이다.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홍보용으로 무료 공급하고 있는 먹는 수돗물 ‘아리수’가 발목을 잡혔다. 수질이 아니라 ‘아리수’라는 상표 때문이다. 어느 시의원이 ‘아리수’는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의 주장처럼 고구려 시대에 한강을 일컫는 말이 아니라 일본이 우리 역사를 왜곡하면서 사용한 용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같은 주장의 진실이야 어찌됐든 일본의 역사 왜곡 망령이 이젠 서울의 먹는 수돗물 이름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 같아 오늘따라 물맛이 유난히 쓰다.

경향신문 / 이광훈 논설고문(khlee@kyunghyang.com) / 최종 편집: 2004. 9. 3(금), 18: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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