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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글이 흔들린다] 18. 취학 전 옛얘기로 언어감각 키워야

  요즘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한글을 이미 알고 있다. 가정과 유치원에서 한글을 지속적으로 읽고 쓰는 훈련을 통해 터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문자는 읽을 수 있어도 자기 삶과 연관지어 생각하거나 실제 사물과 관련짓지 못하는 등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가 많다.
  취학 전이나 저학년 단계의 우리 말글 교육에서는 다양한 이야기와 그림을 듣고 보게 하며 언어적 감수성을 북돋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적 감수성은 새로운 상황에 맞는 언어를 스스로 좋아서 창조하는 능력으로, 상황과 상황을 관련짓거나 원인과 결과를 연관짓는 인지능력이나 내용을 이해하고 새롭게 발전시키는 학습능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언어적 감수성을 북돋워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들 삶은 곧 놀이다. 아이는 둘 이상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심심해지면 무엇을 하고 놀 것인가를 정한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기들 스스로 그렇게 한다. 놀이는 자기 맘대로 하면 깨지기 때문에 서로 알고 있는 규칙을 지키며 놀다 좀 지루해지면 나름대로 다르게 바꾸어 하자고 제안도 한다. 이 제안이 모두의 동의를 받으면 약간 변형된 새로운 놀이 속에 빠져든다.
  아이들은 놀면서 듣고, 말하고, 생각한다. 따라서 유아단계에서는 충분히 놀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을 할 때 가능하면 놀이를 하며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아이들이 놀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말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는 게 좋다. 아이는 어려서부터 들으며 자란다. 말은 못하지만 어머니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을 한다. ‘옛날 옛날에…’라며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기울여 듣는다. 말을 배우게 되면 아이는 뒷말을 먼저 이어간다.
  점차 태백산 호랑이, 정신 없는 도깨비와 같은 옛이야기로 확대하는 방법으로 하면 된다. 옛노래도 아이의 언어적 감각을 키워주는 데 효과가 크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같은 감각적 가사로 이루어진 것들이 좋다. 아이는 이런 옛노래들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노래를 흥얼거리고 노랫말을 바꾸어 가며 논다. 옛노래는 초등학교에서 시를 배울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눈으로 글자를 확인하는 것보다 귀로 들으며 다음 이야기를 상상하고, 듣는 이야기와 관련된 그림을 보며 상황을 이해한다. 그림에 나오는 사물·인물·배경 등을 서로 관련지어 사고하는 능력과 그림 장면들을 보아가며 듣고 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황을 상상해간다. 그림과 이야기를 관련지어 사고하는 활동과정은 아이들의 언어적 직감을 자극하여 상황에 따라 아이 스스로 적극적으로 상황에 맞는 언어를 찾아나가게 한다. 언어적 감수성은 새로운 상황을 말하고 싶은 아이의 궁금증에서 발전한다. 그런 면에서 좋은 그림동화는 취학 전 아이의 언어적 감수성을 북돋우는 데 제격이다. 아이는 좋은 그림동화를 여러 번 듣기를 원하고 나중에는 그림을 스스로 해석하며 이야기를 만들기까지 한다. 연극, 노래극, 마당극, 동화를 음악으로 표현한 연주회, 어린이도서관 등과 같은 문화를 체험시키면 더욱 좋다.
  취학 전 우리 말글 교육은 대부분 문자만을 해득시키는 데 머무르고 있다. 이보다는 옛이야기, 옛노래, 그림동화 등이 아이의 놀이 속에서 녹아나도록 언어적 감수성을 높여 주는 것이 아이의 인지능력과 학습능력 신장에 더 바람직하다.

경향신문 / 김영주(초등국어교과모임 회장)

<공동기획: 경향신문·국립국어연구원·한글문화연대>

최종 편집: 2004년 09월 14일 20: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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