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자수

전체 : 1,680,434
오늘 : 918
어제 : 957

페이지뷰

전체 : 34,954,114
오늘 : 50,842
어제 : 41,745

가입자수

전체 : 1,104

[신연숙] '아자' (서울 9/3)

좋은 글 읽기 조회 수 3786 추천 수 99 2004.09.29 12:06:44
[씨줄날줄] ‘아자’

  신 기술 용어와 외래어 유입, 통신용 어휘의 등장으로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낱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되는 일이 많은 게 요즘 세상이다. 최근 한 선배가 스포츠신문을 들고 와 이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던 어휘가 ‘아자’였다. 아이들이 쓰는 것을 얼핏 들은 기억은 있지만 워낙 진지하게 물었던지라 대충 대답할 수도 없어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가로 저을 수밖에 없었다. 그 ‘아자’가 어제 신문에 보도되었다. 국립국어연구원이 ‘파이팅(Fighting)’을 대신할 우리말로 정했다는 것이다.

  사실 ‘파이팅’이란 말이 운동 경기를 할 때 선수나 응원단의 기를 모으는 구호로 많이 쓰이고 있지만 어의(語義)상 적절하지 않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오랫동안 알면서 고칠 엄두도 내지 못했던 말을 올림픽 해를 맞아 가다듬고자 한 뜻은 정말 좋았다. 그러나 우리가 대충 알고 있는 ‘아자’로도 ‘파이팅’을 대신하기는 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아자’의 어원을 찾아보기로 했다. 결론은 역시 국가의 최고 어문 정책 관련 연구 기관이 책임 있게 제시할 수 있는 표현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우선 국립국어연구원이 간행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파이팅’이라는 뜻을 끌어낼 만한 ‘아자’ 관련 어휘는 없다. 그러나 야후 코리아 등에서 네티즌들이 제시한 ‘아자’의 어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아’와 ‘자’의 두 감탄사를 합쳐 강한 의욕과 행동을 촉구한 말, ‘앗싸’의 신명나는 말(‘앗싸’는 ‘얼쑤’에서 나왔다고), ‘(힘내도록) 하자’를 변형한 말, 운동 선수들이 힘내라고 외치는 ‘가자가자’의 ‘가자’에서 ‘ㄱ’을 탈락시킨 말, 우리가 용을 쓸 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아자자자’에 착안해 용기와 힘을 실어주기 위해 줄여 쓴 말 등이다. 어느 것이나 우리말을 탈락, 축약 등으로 변형시키지 않은 게 없다. 이런 표현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널리 퍼지도록 힘써 주길’ 권장할 수 있을까.

  우리말 대체어를 네티즌 투표로 결정한 것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아자’는 최고 인기 TV 드라마에 자주 등장했던 유행어이기도 했다. ‘힘내자’, ‘아리아리’, ‘나가자’, ‘영차’ 등 경쟁에 나섰던 순수한 우리말은 처음부터 역부족이었음직하다. 모처럼 국가 최고 국어 연구 기관이 펼치고 있는 우리말 다듬기 사업이 좀더 치밀하게 이루어졌으면 한다.

서울신문 / 신연숙 논설위원(yshin@seoul.co.kr) / 2004. 9. 3(금), 31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추천 수sort
221 글쓰기 입문 문장력을 키우는 10가지 방법(장하늘) 김지형 2006-07-07 50919 177
220 좋은 글 읽기 [칼럼 - 송두율] 인간 자본과 인재 (서울신문 2/2) 김지형 2005-02-10 6524 162
219 좋은 글 읽기 [이순원] 한국에서 45세로 산다는 것 김지형 2006-11-12 10075 157
218 좋은 글 읽기 [안용찬] 일자리 창출과 제2 국어 (서울신문 9/26) 김지형 2005-09-27 7163 153
217 좋은 글 읽기 [이승철] 죽을래? (경향신문 11/14) 김지형 2005-11-26 6872 150
216 좋은 글 읽기 [퍼 온 글] 하느님도 웃어버린 기도 김지형 2005-10-07 8012 149
215 좋은 글 읽기 [고정욱] 영어·일어식 번역투 문장 넘쳐 (경향 8/31) - 특별 기획(16) 김지형 2004-10-10 6718 137
214 좋은 글 읽기 [윤재석] 세계어 부정하는 교육부(국민일보 9/1) 김지형 2005-09-06 6069 127
213 좋은 글 읽기 [이광훈] '아리수' 시비 (경향 9/3) 김지형 2004-09-29 5818 125
212 좋은 글 읽기 [이유진] "모든 한국사람들이 오만하더라" (민중의 소리 8/27) 김지형 2005-08-30 6422 123
211 좋은 글 읽기 [이병규] 초등생 언어 예절 교육 강화 절실 (경향 9/21) - 특별 기획(19) 김지형 2004-10-10 5817 114
210 좋은 글 읽기 [사설] 인터넷 언어 순화는 모두의 몫 (서울신문 1/12) 김지형 2005-02-10 6508 113
209 좋은 글 읽기 [김영주] 취학 전 옛얘기로 언어 감각 키워야 (경향 9/14) - 특별 기획(18) 김지형 2004-10-10 5412 109
208 좋은 글 읽기 [고원정] 스포츠 해설 유감 (경향신문 9/2) 김지형 2005-09-06 9914 107
207 좋은 글 읽기 [원철 스님] 웰빙, '참살이', 그리고 '잘살이'(서울 8/7) 김지형 2005-08-13 6662 106
206 좋은 글 읽기 생각을 키우는 글 게재 방식 변경 안내 김지형 2005-02-10 6168 105
205 좋은 글 읽기 [김주환] 쪽글 읽기·문제 풀이 위주 교육 안 된다.(경향 10/5) - 특별 기획(20) 김지형 2004-10-11 5945 104
204 좋은 글 읽기 [정재도] 틀린 줄 알면서도 쓰는 말 수두룩 (경향 9/7) - 특별 기획(17) 김지형 2004-10-10 6147 104
203 좋은 글 읽기 [Bluebird 님] 행복을 담는 그릇 김지형 2005-08-18 6094 101
» 좋은 글 읽기 [신연숙] '아자' (서울 9/3) 김지형 2004-09-29 3786 99